지방자치단체들이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철거하기보다 주민복지와 지역을 위해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

23일 인천 남동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8월 빈집 2채를 정비해 경제적 위기에 놓인 주민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했다.

입주자들은 위생 등 환경이 열악한 지하 주택에 거주해 건강이 악화된 것은 물론, 부양가족을 돌보느라 안정된 직업을 갖기 어려워 월세조차 못내던 상황이었다.

구가 이들에게 제공한 리모델링한 빈집의 거주 기간은 6개월 이내로, 최대 1년까지 거주가 가능해 입주자들이 당장의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돕는다.

정비된 빈집 중 한 곳이 있는 구월1동의 박은경 동장은 "방치된 빈집의 쓰레기와 악취로 고생했고, 주변이 우범지대화 될까 우려했다"며 "빈집 정비로 사람이 드나들자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돼 인근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소유자 및 주변 이웃과 주거 취약계층 모두가 만족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며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개선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지자체들도 지역 특성에 맞는 빈집 활용 방안을 찾아 실행하고 있다.

전남 해남군은 빈집을 정비해 전학생 가족에게 제공하는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을 통해 학생 유치는 물론 인구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108채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임대했고, 또 빈집 부지에 14개 임대주택을 신축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경북 경주시의 경우 100년가량 된 고택 등 방치된 빈집 4채를 마을 호텔로 리모델링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행복황촌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마을호텔의 수익 중 일부가 다시 마을 발전을 위해 쓰이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다.

인천시도 지난해 5월 ‘빈집매입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해 빈집을 주차장, 공원 등으로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

빈집 매입 및 정비를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의도다.

시 관계자는 "빈집 매입 시범사업과 관련해 현재 감정평가를 진행하는 단계에 있다"며 "올해 안에 소유주와 협상을 끝내 매입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홍기자